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에서 12일 오전 11시경 유독물질인 염산이 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의 긴급 대피소동이 벌어지는 등 ‘외출 자제령’까지 내려졌다.

청리면 마공리 소재 태양광발전소재생산공장인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은 경영부실로 6개월 여 전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여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구미 불산 누출사고로 인해 농작물과 주민들의 큰 피해를 입은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사고여서 당국과 주민들이 경악하고 있다.

다행히 250t 규모 탱크에서 염산 200여t이 기체로 누출, 긴급 방제로 인명피해는 없지만 지난해 구미에서 누출된 불산사고 보다는 한 등급 낮은 환경부 3등급 유해물질로 반경 1.5km 이내 인근지역주민 '외출 자제령' 부탁했다.

경북도소방본부에 주민신고가 처음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11시 3분경이며, 이어 11시 10분께 경북경찰청 112 상황실에도 주민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공장 직원 모씨가 밝힌 사고발생 시간은 오전 7시 30분경이다.

사고가 발생하자 소방과 경찰, 상주시, 대구지방환경청이 출동해 늦은 시간까지 막바지 방제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소방관들이 산소통을 메고 고여 있는 염산펌핑으로 대거 방제작업을 했다.

특히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탱크와 방호벽 사이로 유출된 염산을 저류조로 흘려보냈지만 배관이 얼어붙어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염산이 눈과 섞여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기체 상태인 염화수소로 변해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도 했다"고 했다.

상주시 관계자는 "누출된 염산을 저류조로 옮긴 뒤 다시 공장 내 자체 폐수처리장으로 펌핑 작업을 하고 있으며, 탱크에 남은 염산을 5천여t 오폐수처리장으로 옮기고, 오폐수처리장에 저장한 염산에 대해서는 중화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오전 주민 대피 준비 경고방송이 시달됐으나, 염산이 공장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고, 긴급 대기오염 측정 결과 다행히 마을이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오후 들어 반경 1.5km 이내 주민에 대해서는 '외출 자제령'이 내려졌다.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 관계자는 "염산 탱크와 배관을 연결하는 밸브 부위가 강추위로 터져 금이 생겨 염산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이날 염산 누출로 생긴 염화수소는 사고 현장에서 500m까지 확산됐다고 밝혔다.

인근주민들은 "매캐한 냄새와 함께 온 마을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돼 있고, 공장 근처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주민들이 놀라며 혼란에 빠졌다"고 당시 분위기를 말했다.

다행히 누출된 염산은 물에 염화수소를 녹여 만든 유독용액으로 태양광발전 필름을 만드는데 필요한 화학물질로서 지난해 구미에서 누출된 불산 보다는 한 등급 낮은 환경부 3등급 유해물질이다.